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026. 1. 14. 05:14·#1_기억해, 봄/공지사항

2024-02-09 16:17

 

안녕하세요? 다큐제작팀의 최호영입니다. 후원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 하고자 하시는 일들 다 이루시기를. 그리고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하고 서로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시간들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작년 가을 작업을 마무리하고도 좀 더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후원자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준비하기도 하고, 유가족분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끝!'이라고 말한 순간보다 더 편집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여전히 무언가 명쾌하게 딱 '완전히 끝났다!'라고는 말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제는 부담과 불안보다는, 영화를 매개로 우리 세상의 다른 누군가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서, 영화제에 내거나 공동체 상영을 하거나... 하면서 고민하기도 하고, 실제 몇몇 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하면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소식을 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작업이 끝나고 몇 군데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첫번째로는 416재단. 지난 12월 유가족분들을 모시고 시사회를 가진 이후, 만들며 있었던 일, 만든 후의 소회 등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리고, 시사IN에서 4월 16일까지 100명의 '기억하는 사람'을 찾아 인터뷰하는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인터뷰에도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직 발행은 되지 않았지만, 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과의 인터뷰도 했습니다. 섣불리 인터뷰만 많이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부족함이 많더라도 이런 이야기들이 다른 누군가의 기억을 풀어놓는 데 마중물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4.16재단 | 다큐멘터리 <기억해, 봄> 시사회, 우리는 왜 기억해야 할까?]
[시사IN | 세월호 참사 다큐멘터리 <기억해, 봄> 제작진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25)]

새해 인사를 드리면서, 또 그간의 소식들과 생각들을 전해드리면서, 유가족 분들과의 시사회를 준비하며 썼던 글을 같이 공유해 드립니다. 다큐를 만들면서 했던 생각들, '끝'이라고 마음 먹고 다음의 감정들을 담은 글입니다. 늘 시간 내어 저의 이야기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좋은 소식이 생기면 이 자리를 통해 말씀드릴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연휴 되세요. :)

 

오랜 시간 다큐멘터리를 편집해오면서, 다들 진로 준비를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혼자 뒤쳐져서 나아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불안했습니다. 내가 너무 미련을 못 버리고 이미 어쩔 수 없이 끝나버린 일에 매달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그런  저를 잡아주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며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을 성실히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간 시간을 계속해서 돌아보고 반추하면서 그 시간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왔던 이야기를, 의미들을 발견해서 이야기로 해내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고요.
촬영이 끝나고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고 생각했을 때, ‘망했다’는 비관이고 ‘그래도 잘했다’는 낙관이고, 내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건 ‘그래도 해 보자.’ 일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면서 얻었던 배움이자, 또 거리에서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욕설과 비아냥에도 물러나지 않는 유가족분들의 모습을 지켜봤던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런 생각들이 이어져 ‘지난 시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고2때 시작한 프로젝트를 졸업하고도 마무리하지 못한 저에게, 그리고  졸업했던 고등학교가 마냥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는 않는 제게 특히 더 중요한 고민이이었습니다. 걸어온 궤적이 오늘의 나를 보여준다는데, 후회와 냉소보다는 그 안에서 제일로 좋은 것들을, 어떤 의미를 발견하고 이야기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2014년 4월 16일을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즈음의 일들은 기억에 오래 남아 있지만, 날짜와 시점, 시간들이 선명하지 않습니다.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친구들도 많이 헷갈려 했습니다. 많은 어른들은 아직도 그날이 선명하고 생생하다는데 우리에게는 왜 그렇지 못할까요. 안타깝지만 우리와 같은 사람들은 점점 많아질 것 같습니다. 2014년 이후에 태어난 친구들이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고, 앞으로는 점점 더 참사를 기억하는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작업은 제게 중요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하는 이 친구들이 이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을까. 그건 저희의 배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세월호 참사를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아이들이, 이 참사를 왜 계속 기억해야 하는지를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봤습니다.

혐오가 너무 많아졌다는걸, 자주 체감합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서로에게 이렇게 냉랭했던 것일까요. 저는 슬픔이 큰 힘을 갖고 있다고 믿습니다. 거짓이 없고, 가볍지도 않습니다. 다시 우리가 서로를 위해 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잘 사는 게 제일로 먼저인 세상에서, 타인의 아픔을 보고 함께 슬퍼할 수 있다면, 공감할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함께 슬픔을 느낀 우리는 다른 변화들도 하나둘씩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다시 우리가 슬픔이라는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친구가 인터뷰를 하며 ‘다들 똑바로 살면 좋겠다.’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제 다짐 삼아 이 말을 영화에 넣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나는, 허투루 살지 않겠다고. 똑바로, 잘 살겠다고요. 다큐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작가기록단으로 활동하며 <금요일엔 돌아오렴>, <다시 봄이 올 거예요>,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를 함께 만드신 미류님을 인터뷰하러 갔을 때, 그런 이야길 해주셨습니다. 기억은 명사가 아니라 기억하다, 라는 동사라고. 참사 이후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기억이라고요. 우리가 잊으면, 그 사람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를 살아가게 될 거라고. 사건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그래서, 적극적으로 ‘우리’가 ‘함께’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노력하며 살겠다는 저의 다짐입니다. 아 그리고 그 친구는 학교 다니는 동안 정말 많이 힘들어 했는데요, ‘학교에서 힘들었던 이유가, 진심인 척 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던 것 같아. 뭐 하는 시늉. 정말 진심이라면 그렇게 행동하진 않을 것 같은데. (…) 정말 마음이랑 정성을 다해야지. 왜냐면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되면 곤란하니까.’ 저 스스로가 미워지지 않도록, 열심히 잘 살아가겠다는 저의 다짐을 담았습니다.

유가족 부모님을 비롯해 형제자매들, 생존자를 향한 위로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제가 계속 여기 버티어 서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게요. ‘잘 지내시나요?’ 하는 안부 인사에는 잘 지내셨기를 바란다는 다정한 속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자리에서 조심스럽게 안부를 묻습니다. 같이, 계속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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